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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함정들 - 인지편향

자기 봉사적 편향 - 성공은 내 탓, 실패는 남 탓으로 돌리는 심리

by SerendInfo 2025. 4. 1.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자존감을 지키고 싶어 한다.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면 "내가 열심히 공부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점수가 나쁘면 "문제가 너무 어려웠어"라며 책임을 돌린다. 이런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자기 봉사적 편향이라고 부른다. 성공은 자신의 능력과 노력 덕분이라고 여기고, 실패는 외부 환경이나 타인의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다.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이 심리는 단순한 습관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왜 우리는 이런 방식으로 생각하는 걸까? 또 이 편향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 글에서는 자기 봉사적 편향의 기원과 실생활에서의 모습, 그리고 그 장단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자축하는 남자와 옆에서 손가락질 하는 남자

 

자기 봉사적 편향의 심리적 기원

자기 봉사적 편향은 인간의 자존감을 유지하려는 심리적 방어기제에서 시작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긍정적으로 보고 싶어 한다. 실패를 자신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인정하면 자아가 상처받는다. 그래서 외부 요인을 탓하며 마음을 보호한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 프로젝트가 잘되면 "내가 기획을 잘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패하면 "팀원들이 협조를 안 해줘서 그래"라며 책임을 떠넘긴다. 이런 태도는 단순히 변명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심리적으로는 자신을 지키려는 본능적인 반응이다.

이 편향은 진화적 관점에서도 설명할 수 있다. 먼 옛날, 인간은 위험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감이 필요했다. 실패를 모두 자신의 탓으로 돌리면 쉽게 좌절했을 것이다. 외부 요인을 탓하며 "다음엔 더 잘할 수 있다"고 믿는 태도는 생존에 유리했을 가능성이 크다. 현대에 와서는 생존의 문제가 덜하지만, 이 심리적 습관은 여전히 남아 있다. 성공을 자신의 공으로 돌리면 자신감이 커지고, 실패를 외부 탓으로 돌리면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결국 자기 봉사적 편향은 인간이 스스로를 지키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자연스러운 메커니즘인 셈이다.

 

일상과 관계에서의 자기 봉사적 편향

자기 봉사적 편향은 일상 곳곳에서 나타난다. 축구 선수가 골을 넣으면 "내 실력이 뛰어나서야"라고 자랑하지만, 실수로 패배하면 "심판이 편파적이었어"라며 불평한다. 학생도 마찬가지다. 발표에서 칭찬을 받으면 "내가 준비를 잘했지"라고 생각하지만, 실수하면 "교수가 질문을 이상하게 냈어"라고 투덜거린다. 직장에서도 상사가 승진을 언급하면 "내 성과 덕분이야"라고 여기지만, 승진이 늦어지면 "회사가 날 알아주지 않아"라며 불만을 품는다. 이런 사례들은 우리가 얼마나 쉽게 이 편향에 빠지는지 보여준다.

문제는 이 편향이 인간관계에 미치는 영향이다. 책임을 회피하고 타인을 비난하는 태도는 갈등을 낳는다. 친구와 함께 과제를 했는데 결과가 나쁘면 "네가 자료를 늦게 줘서 그래"라며 다툼이 생길 수 있다. 연인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데이트가 실패로 끝나면 "네가 계획을 제대로 안 세웠잖아"라며 서로를 탓한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신뢰가 깨지고 관계가 멀어진다. 자기 봉사적 편향은 개인의 마음을 보호할지 몰라도, 주변 사람들과의 연결을 약하게 만들 수 있다. 한 번쯤 생각해 보자. 나도 모르게 누군가를 탓하며 내 잘못을 외면한 적은 없었을까?

자신을 가리키며 웃고있는 모습과 누군가를 탓하며 화를 내는 모습을 보이는 어느 축구선수

 

자기 봉사적 편향의 장단점과 극복 방법

자기 봉사적 편향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성공을 자신의 공으로 돌리면 자신감이 생긴다. 자신감은 도전하고 성장하는 데 큰 동력이 된다. 실패를 외부 탓으로 돌리면 스트레스도 줄어든다. 시험에서 떨어졌을 때 "내 실력이 부족해서"라고 자책하면 우울감에 빠질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문제는 좀 이상했어"라고 생각하면 기분이 덜 가라앉는다. 이런 점에서 이 편향은 정신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을 준다.

그러나 단점도 크다. 실패를 외면하면 객관적으로 자신을 평가하기 어렵다. 실수를 인정하지 않으면 같은 잘못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매번 팀워크가 안 맞는다고 동료를 탓하는 사람은 자신의 소통 방식을 점검하지 않는다. 결국 성장할 기회를 놓친다. 게다가 타인을 비난하는 습관은 주변 사람들의 신뢰를 잃게 한다. 단점이 장점을 넘어설 때, 이 편향은 오히려 해가 된다.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실패했을 때 무조건 외부를 탓하기 전에 잠시 멈춰보자. "내가 할 수 있었던 게 뭐였을까?"라고 자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완벽히 객관적일 필요는 없다. 다만 균형을 찾는 게 중요하다. 또 타인의 피드백을 열린 마음으로 들어보자. 동료가 "네가 좀 더 일찍 말해줬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하면 방어적으로 반응하지 말고 고민해보는 거다. 이런 작은 변화가 편향을 줄이고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준다.

 

마무리

자기 봉사적 편향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진 자연스러운 심리다. 성공을 내 공으로, 실패를 남 탓으로 돌리며 우리는 자존감을 지키고 살아간다. 하지만 이 편향을 인식하지 못하면 관계가 망가지고 성장도 멈춘다. 중요한 건 균형이다. 자신의 공을 인정하되, 실수도 솔직히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 글을 읽은 너라면 한 번쯤 자신의 편향을 돌아보길 바란다. 내가 최근에 어떤 상황에서 책임을 돌렸는지, 그때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는지 생각해 보자. 긍정적인 변화를 위한 첫걸음은 자신을 솔직히 바라보는 데서 시작된다.